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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유저들에게 필수적인 듯 하면서도 끝끝내 나오지 않는 물건들이 있었다.

나오고 난 뒤에야 별 거 아니지만, 나오기 전에는 정말 그것만 있으면 모든 게 바뀔 것 같은.

지금 쉽게 예를 들면 4GB 램을 장착한 아이폰이라던가, 국민을 위한 정부라던가.


2009년 이전부터 올림푸스 카메라를 써 온 사람에게 M.ZD 25/1.8은 그런 물건이었다.

늘 이야기하지만, 일반 유저를 지향하는 물건을 내놓으려고 노력하면서도 늘 매니아 손에서나

빛을 발하는 그런 물건을 만드는 회사에게, '캐논 쩜팔 같은 걸 내놔'는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2011년부터 올림푸스가 내놓은 F1.8 단렌즈 4종 중에, 75/1.8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거쳤다.

이 시리즈의 포문을 연 중국산 45/1.8은 쌈마이를 추구하지만, 대충 만들어도 화질이 나오는

값싸고 질좋은 배경날림용 렌즈이고, 17/1.8은 고급 스냅 단렌즈를을 추구하지만 정적인 환경에선 별로다.

25/1.8은 17/1.8처럼 고급스럽게 나오길 기대받았지만 비교적 '저질' 외장에, 메이드 인 재팬이며,

포커스시프트 등을 제하면 우수한 화질을 가지고 있다. 물론 셋 모두 EF 50/1.8에 비하면 '미친 듯이 비싸고'.

거기다가 환산 50mm라는 상징성. 올림 유저들이 10년을 기다린 그 초점거리에 그 조리개.


성능과 결과물이 훌륭하고 보기에 썩 나쁘지도 않다는 것과는 별개로,

올림푸스가 렌즈를 만들고 디자인하며 마케팅하는 방법론은, 아직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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