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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중심, 유코텍 IL300 'affetto']

기사 원문


양쪽에 오해가 오간 부분들만 꼬집어서 주로 피해자로 인식되는 [중소기업]의 스테레오타입과

요즘 신나게 털리는 일부 [인터넷 리뷰]의 성향을 덮어씌워서 제작된 흔한 프레임.

그 사이에 제품 본연의 성능이나 (애초에 성능지표 같은 걸 뉴스에서 설명한다는 게 넌센스지만)

'씨디피코리아'의 리뷰가 몇 년새 어떻게 변해 왔는가는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무시된다고 본다.

(현직 리뷰어 L모와 전직 리뷰어 L모의 리뷰 성향의 극명한 차이점을 보면 알 수 있겠다.)

나절에 뚝딱 만들어지는, 미리 결론부터 써 놓고 만들어지는 기사의 한계점.



기사의 말미를 문제삼겠다. 업계에서는 최소 수천 대의 이어폰을 발주하는 '영세한 제조업체'가

'고가의 전문 측정 장비'를 갖추기 어려운 환경에서 근성으로 음향기기를 만들어 오고 있다 밝히고 있다.

(유코텍 사장도 '우리 장비에선 그렇게 나오지 않는다' 혹은 '저 쪽 장비가 이상하다'라고

달리 강변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 쪽에도 변변한 장비가 없는 것으로 보겠음.)

회사가 영세함을 강조하기 위한 언사였으리라. 허나 영세함은 다른 방향으로도 드러낼 수 있었다.

측정기기를 걸고 넘어짐으로써 역시 영세한 '씨디피코리아'를 '갑'의 프레임에 넣는 동시에

(기계가 없으면 빌리면 된다. 측정의뢰도 못 해서 지금 그 장치를 '씨디피코리아'의 권력으로 만드는가?)

그간 높은 가성비의 제품들로 구축해 둔 음향기기 제조사로써의 전문성을 집어던진 것이다.


이건 음향기기 제작사로써의 기본자세의 문제라고 보았다. 대략 7~8년간 이어폰을 만들어 온

유코텍 직원들이 자신의 귀만으로 주파수 응답 곡선을 그릴 수 있는 기계 같은 청각을 보유했거나,

혹은 공산품을 주먹구구로 만들어 장사해도 된다는 대단한 신념을 가졌다는 증명이다.


(음향공학이 무슨 생활의 달인스런 '대충 뜯어내도 찐빵 반죽 무게 칼같이 맞추는' 달인 손맛이었나?

물론 공학에 의한 공산품에 대해 미신적 잣대를 들이대는 오디오파일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 기준을 바꿔 보자. '달인'이 아무 잣대도 없이 주먹구구로 대충 지은 집에서 살고 싶은가?)


아직도 이어폰/헤드폰 급에서 '에이징'이 존재한다는 상큼한 주장에서부터

이 회사의 기술 자체가 유사과학, 유사공학으로 의심받기 딱 좋은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신품과 100시간 번인을 거친 해당 제품의 음향특성 간의 비교로써 에이징의 효과는 부정되었다.)

다시 생각해 보라. 고작 수십 시간 가동했다고 진동판의 특성이 변화하여 음색이 변한다면서

한 번 바뀐 음색이 그대로 정착된다고 생각하는 자체를. 진동판이라 해 봐야 결국 비닐 필름쪼가리,

그게 무슨 치댈수록 쫄깃해지는 글루텐이요, 섞어서 붙이면 튼튼하게 굳는 에폭시라도 된다는 말인가?

(차라리 오래 된 밈 중 하나인 '이어폰을 된장물에 끓였더니 소리가 구수해졌어요' 를 믿겠다.)

그런 특성의 진동판이라면 수백 시간 지나면 알아서 붕괴하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다.

허나 나는 KTX이어폰급의 폐급조차 진동판이 가루가 되더라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인터넷 포럼에서 이 기사의 출처가 오마이뉴스라는 것을 가지고 온갖 갑론을박이 벌어졌다만,

이 기사가 경향 조선 중앙 어디서 나왔다고 해도 본질에 다가가지 못하고 변죽만 울린다는 건 왜 보지 않는가.

아직도 이 기사가 대한민국의 동네 북, '기술과 근성'을 가진 우량 중소기업의 애환을 밝히는 기사라고만 생각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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