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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 주제는 여행이었다. 주제가 나왔을 때부터 짐작했지만, 낼 사진을 만들 수 없었다.

여행다운 여행을 한 적이 없었고 카메라를 들고 간 적은 더더욱 없었다.

동아리에는 어느새 두 학기 이상 사진을 내지 않으면 제명이라는 규칙이 생겼다.

(이렇게만 보면, 나이와 학번을 내세워, 의무는 없고 권리만 있는 OB로 승급할까 말까 고민했어야 했다.)

다 망친 과제를 내듯 사진을 냈다. 죽을듯이 아파서 자느라 정모를 빠졌는데, 새벽까지 수백장을 심사했다고 한다.


물론 목숨을 토끼 간처럼 꺼내놓고 하는 짓거리지만, 한 손으로 자전거 몰면서 한 손은 카메라를 들고 있다가,

목 좋으면 잠시 멈춰서 찍어댈 수 있는 것만큼 소형화된 미러리스의 장점을 극명히 드러내는 것도 없다.

(백팩으로 바꾸느라 카메라를 꺼내기가 어렵다는 핑계이다. 크로스백이었으면 가방 안에 파우치를 마련해 두면 끝이지만)

그렇게 혼자 놀기 좋아졌는데, 그래서 자주 놀아줬느냐, 그건 아니지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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