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코리아가 예전에 뭐라고 했는데 말이 바뀌었다 같은 디테일들은 일단 생략하고, 몇 단계 건너뛰고 거두절미하면 '서비스를 해 주고 그 대가를 받는다' 의 변주곡인데, 아마추어 사진쟁이들로써 늘 후배들에게 하던 '사진 찍어주게 되었다면 공짜로 해 주지 말라. 돈이든 뭐든 아무튼 받고 하라' 가 생각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말뜻은 이거였지. 공짜로 찍어주면 다른 사진쟁이들, 아마추어든 프로든, 아무튼 다 악영향을 받는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 두려워해야 될 게, 셔터 누르는 손가락에 기운이 빠진다는 생각이었다 할까. 그냥 대충 찍어버리고 대충 줘 버리게 되는 게 문제라고 했었다. 해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러니까, 디테일은 다 떨어놓고 보면, 사실 '공짜 서비스'와 '열정페이' 및 빡센 노동의 아웃소싱은 밀접하다고 보았거든. 가만히 따져보면 DSLR이며 렌즈며 몹시 정교한 물건이라, 그냥 닦고 조이고 기름칠 줄만 안다고 A/S기사 되는 것도 아니잖은가. 기계에 대한 감을 잡는 것, 그것만으로도 숙련된 고-급 인력들이잖은가. 그런 사람들을 지역별로 굴려 가면서 월급 줘 가면서 공짜 서비스 굴린다고 해 보자. 잘 해 봐야 본전, 실수 한 번만이라도 있으면 회사 전화통에 불이 나고 그 센터 지점 이미지는 훅 꺾여버리는 그런 서비스. 고객감동은 커녕 공임이며 자재값이며 따져 보면 회사에 손해뿐이잖은가. 고객과의 약속 - 이런 건 일단 접어놓고 보면, 회사가 투자를 한다면 어디부터 할까? 잘해봤자 본전 못 하면 쌍욕인 부문부터일까, 아니면 다음 제품 광고에 연예인 섭외부터 할까? 그런 점에선 돈 받고 수리를 하겠다는 게 기왕 할 거 돈은 벌고 하겠다, 이렇게 보일 수도 있는 거라. 물론 한 꺼풀 더 현실적으로 보면 돈은 챙기고 서비스의 질에는 여전히 투자 안 할 게 뻔하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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