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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ympus M.ZD 7-14/2.8 PRO - from lenstip.com]


이 글은 올림푸스 7-14/2.8 PRO 렌즈의 리뷰인데, 이 렌즈는 [상면만곡]이라는 광학적 결함 때문에 유명한 리뷰 사이트들을 순회하며 복날에 개 패듯 두들겨맞은 이력이 있다. 저 글이 이 제품에 대해 가장 최근에 쓰여진 만큼 이전에 쓰여진 리뷰들을 에둘러 까내리기도 한다. 요약하면, '여러 광학적 왜곡현상들이 모조리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상면만곡의 영향만을 분리할 수 없으며.... .....이 제품의 [상면만곡]에 대한 이전의 서술들은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 정도. 그 현상이 강하다는 측에서도,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쪽에서도 온갖 그래프와 적절한 수치를 들이댔고 좀 강하게 따지고 들어가면 데이터 받아서 검증도 가능할 테니 누가 맞는지 알기는 솔직히 어렵다. 속사정을 아는 극히 일부만이 팝콘을 까겠지.

공산품에는 피상적이거나 화물신앙적인 묘사보다는 측정을 통한 분석이 중요하기에 이러한 리뷰벤치마크에 대한 수요는 항상 있는데, 그 수요가 늘어날수록 적합한 정보를 얻기는 어려워지고 있다. 텍스트들이 양이 불어나는 동시에 그 제곱, 세제곱만큼 무력해지고 있는 것 같다. 업계에서 이런 현상을 의도적으로 조장했을 리는 없지만, 각종 공업기술들이 극히 고도화되면서 일종의 정보 독과점이 알게 모르게 생겨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업계 밖에서는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들이 존재하더라도 특정 현상에 대한 의견이 갈려 정확한 비평이 불가능할 지경까지 간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리뷰 사이트들은 렌즈를 설계 제작하는 기구들에 비하면 극히 조악한 장비들로 리뷰를 할 수밖에 없고, 그런 테스트 장비들마저도 단가가 상당하고 운용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젠 '공산품'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건 '만든 놈'뿐이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들은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다. 열더라도 물건 팔아야 하니 입발린 소리뿐인 게 당연하지 않은가, 제대로 된 평을 주기도 전에 제품주기가 끝나버리는 경우조차 허다한데, '올바른 물건'을 과연 설계자의 양심에만 맡겨야 되나, 그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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