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인 스펙을 읽고 나서 디자인이나 세부 기능들을 보면 이런 기운이 온다.

'뭐가 필요한지 알고는 있구나, 그런데 정작 중요한 부분에서 진보가 없다.'

'이런 디자인에 고작 그런 성능을 담느냐. 디자이너가 땅을 치고 울겠다.'


전통 있는 카메라 회사라는 게 디지털로 오면 패턴이 다 그렇다.

잘 나갈 때면 당연히 그 부분으로 팔아먹는다. 진짜 성깔은 다른 때 나온다.

어딘가 진전이 없고 시원찮으면 괜히 디자인을 내세워서 옛날에 호소한다.

인터뷰 자리에서도 PEN-F는 50대 이상을 겨냥하는 카메라라고 그랬다.

그런데 홍보며 체험단이며, 예상 고객들이 온라인에 얼마나 있는다고.


과거의 '복각'이라는 말도 온통 의문투성이이다. PEN-F는 RF인 적이 없었지만

새 PEN-F는 온통 RF를 연상시키는 요소들로 가득하다. 원조와의 연관성도 없다.

퓨전사극 같은 존재다. 원조 PEN-F의 '길거리 카메라' DNA는 잘 우려냈다고 치자.

그런 복합적인 의미들이 쉽게 전달될 거라고는 생각조차 되지 않는다.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필름카메라스럽다. 그러나 이런 카메라는 존재한 적 없었다.

복각이지만 복각일 수 없는 것이다. 재해석이다. 존재한 적 없던 명품을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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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10 09:09 신고

    글을 읽어 보니 제가 받은 인상과 대체적으로 일치하네요.
    전 심지어 그닥 좋은 길거리 카메라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순간대응속도를 최대화하기 위해서 최소한 스위치 레버는 그립과 같은 방향인 오른쪽에 있었어야 하지 않나 하네요. E-M10 II도 같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이건 더 치명적이죠. OM-D는 돌출된 '펜타프리즘'때문에 가방에 넣기보다는 그냥 매고 다니거나 전용 카메라백에 넣는 경우가 많지만(이렇게 되면 카메라 가지고 다닌다고 광고하는 꼴인데 튀지 않는 게 중요한 길거리 사진에는 아무래도 마이너스 요소죠. 숙련자들이야 충분히 극복 가능한 수준의 문제겠지만요.), 블럭 모양인 펜은 두께가 얇은 일반 메신져백등의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셔터찬스를 포착하는 순간 빠르게 꺼내서 찍기 좋은데 스위치가 왼쪽에 있으면 가방에서 꺼내는 동시에 스위치를 켜는 게 불가능하니까요. 왼손 그립을 받치고 나서야 스위치를 넣으면 아무래도 반응이 늦어지죠. 스위치 레버만 오른쪽에 있으면 전원은 가방 안에서 켜는 것조차 가능한 것인데. 아직 직접 만져보진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올림의 허세'라는게 제 첫인상이네요.
    ...그래도 한층 진일보된 5축 손떨방과 뷰파가 달린 펜이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치는 있겠습니다만, 역시 가격이. 그 가격을 부를 심산이었으면 디자인만이 아니라 스펙도 더 올렸어야 납득이 갈텐데, 비싼 가격에 디자인만 너무 좋으니 이래저래 안 좋게 보일 수밖에 없네요. 디자인과 손떨방 빼면 GX8에 비해 너무 떨어집니다. 디자인은 주관적인 부분이니 결국 객관적으로 GX8보다 우세한 건 컴팩트함과 손떨방(+제한된 용도의 고해상도 모드)밖에 없네요.
    뭐 그래도 나중에 가격을 600달러 이하로 떨어트리면 뽐뿌는 받을 것 같습니다.(?) 요즘 올림 가격정책 보면 상위 기종의 경우 과거처럼 시간 지났다고 팍팍 깎지는 않는 것 같지만 말이죠. M5 Mark. II도 가격을 깎는 대신 M10 Mark.II를 내면서 괴임목을 받치지 않았나 싶고.

  • BlogIcon lunic 2016.02.11 15:11 신고

    뷰파인더 달린 벽돌바디라는 점에서 많이 기대했었는데, 저는 성능 때문에 대단히 실망했습니다. 20MP 센서야 그렇다 치고, 올림이 할 줄 아는데도 일부러 안 하는 부분들에서 어이를 상실했죠. 태어나 보니 옆자리에 α6300이네요.
    (그래도 디자인 때문에 흔들리다가 그냥 35-100/2.8부터 장터에서 물어 버렸습니다마는.)
    요즘 올림은 전원스위치를 어떻게 은엄폐시키는가로 역사를 쓰는지라 (M5 쓰면서 늘 재밌는 건 '형 이거 전원스위치 어딨어요' 같은 거죠.) 그 부분은 그냥 생각하는 걸 그만뒀습니다. 뭔가 복각인듯 복각아닌 복각같은 것이.... '퓨전사극'에 링크 걸어놨는데 원문이 볼 만 합니다. 노출보정 다이얼이야 쓸모가 많고 (다이얼 하나 때문에 졸지에 M+ISO Auto에서 노출보정을 구현해 줘야 했으니 대단한 겁니다.) 그냥 상판에 셔터속도 다이얼 같은 걸 올리지 않은 게 다행입니다. 올림은 그거 쓴 적도 없고 렌즈에 조리개링도 없으니까요.
    그냥 가방에서 슥 꺼내서 철컹철컹 찍어대려면 PL7 재고물량이나 고통분담을 해야겠지요. 나름 LCD가 좋습니다. 뷰파인더요? 셀카 찍으라고 나온 물건에 무슨 해괴망칙한..... 그리고 가격 후려치기는.... 재고가 많아야겠죠. 어차피 판형이 같고 미러리스라 성능차이를 주기도 어려우니 기종간의 차이는 스펙시트보다는 직접 잡아보고 느껴지는 것들이 큽니다만 (그렇다고 AF-C 능력 자체까지 차등을 두는 건.... 올림이 언제 대세 잘 타는 회사였습니까?) M10mk2는 보급라인이니 언젠가는 가후 예정이고, M5mk2는..... 애초에 물량부터 적게 찍었겠죠. 솔직히, 출시 시점에서부터 알았어야죠. 그 정도 기계가 판매 전망이 낙관적이라 왕창 찍어냈다면 그건 그것대로 심각한데요. 아무리 올림이 카메라로 돈 버는 회사가 아니래도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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