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인 스펙을 읽고 나서 디자인이나 세부 기능들을 보면 이런 기운이 온다.

'뭐가 필요한지 알고는 있구나, 그런데 정작 중요한 부분에서 진보가 없다.'

'이런 디자인에 고작 그런 성능을 담느냐. 디자이너가 땅을 치고 울겠다.'


전통 있는 카메라 회사라는 게 디지털로 오면 패턴이 다 그렇다.

잘 나갈 때면 당연히 그 부분으로 팔아먹는다. 진짜 성깔은 다른 때 나온다.

어딘가 진전이 없고 시원찮으면 괜히 디자인을 내세워서 옛날에 호소한다.

인터뷰 자리에서도 PEN-F는 50대 이상을 겨냥하는 카메라라고 그랬다.

그런데 홍보며 체험단이며, 예상 고객들이 온라인에 얼마나 있는다고.


과거의 '복각'이라는 말도 온통 의문투성이이다. PEN-F는 RF인 적이 없었지만

새 PEN-F는 온통 RF를 연상시키는 요소들로 가득하다. 원조와의 연관성도 없다.

퓨전사극 같은 존재다. 원조 PEN-F의 '길거리 카메라' DNA는 잘 우려냈다고 치자.

그런 복합적인 의미들이 쉽게 전달될 거라고는 생각조차 되지 않는다.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필름카메라스럽다. 그러나 이런 카메라는 존재한 적 없었다.

복각이지만 복각일 수 없는 것이다. 재해석이다. 존재한 적 없던 명품을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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