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이 크고 아름다울수록 국격이 올라간다고 믿는 것은 이 동네도 비슷했다.
경비병 교대식에서 총을 그렇게 오랫동안 돌려대는 것을 보니
저 총통 양반께서는 근본적으로 자기 군대를 불신할 수밖에 없었겠구나 했다.
소나기를 맞아서 그런지 바닥의 일방통행 표시가 잘 보이지 않았다.
어쩐지 부릉이 한 대 말고는 죄다 역주행을 하고 있더라.
이런 데서는 차마 솔로천국 김밥지옥이라고는 못하겠다. 그렇게 악담만 해서는 생기지 않는다.
얇게 불타는 노을이 꽤나 기묘했다. 어쩐지 지명에 불 火자가 두 개나 있더라.
노을진 바닥에 태풍이 남긴 찌꺼기가 그득했다. 그래서인지 하늘이 유독 보기 좋았다.
나도 동행이 있긴 했는데 서로 손잡고 다닐 사이는 아니게 된 것 같았다. 페인트는 때로 3차원적이다.
소문난 건물에 볼 것이 없었다. 아니, 시간을 넘겨서 올라가 볼 수가 없었다.